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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배 전도자
딤후 4:16~22 2025-03-09
주께서 내 곁에 서서 나에게 힘을 주심은,  
자신이 멀지 않아 이 세상을 하직하게 될 것은 내다본 바울은 디모데를 자신에게 올 것을 부탁하면서 대적자들을 경계할 것을 당부한 후에는 다시 하나님께서 자신의 겪은 어려움에서 자신을 건져 주신 것을 간증하며 하나님께 찬양 드린다. 그런 후에는 모든 그의 서신들과 같이 안부를 나누고 디모데와 에베소 교회를 축복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사실 바울이 다메섹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기 전 사울이었을 때까지는 그의 삶은 탄탄대로를 달리는 것처럼 보였다. 적어도 다메섹에 그리스도인들을 채포하러 갈 때까지는 별 어려움이라는 것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다메섹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면서부터 그의 형편은 180도 바뀌게 되고 핍박하던 자리에서 핍박을 받는 자리로 급변하게 되어 다메섹에서 조차도 광주리를 타고 도망 나오는 형편이 되었다. 그러므로 바울의 동족들에게는 물론 어두움의 사자들로부터 수없이 죽음의 위기를 당했고 루가오니아 지역의 루스드라에서는 실제로 돌을 맞고 죽기까지 하였다(행14:19).

바울 자신이 복음을 위하여 당한 일들을 회고하는 것을 고린도후서11:23b~27에서 들어보면 (23b)내가 수고를 넘치도록 하고 옥에 갇히기도 더 많이 하고 매도 수없이 맞고 여러 번 죽을 뻔하였으니 (24)유대인들에게 사십에서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 맞았으며 (25)세 번 태장으로 맞고 한 번 돌로 맞고 세 번 파선하고 일 주야를 깊은 바다에서 지냈으며 (26)여러 번 여행하면서 강의 위험과 강도의 위험과 동족의 위험과 이방인의 위험과 시내의 위험과 광야의 위험과 바다의 위험과 거짓 형제 중의 위험을 당하고 (27)또 수고하며 애쓰고 여러 번 자지 못하고 주리며 목마르고 여러 번 굶고 춥고 헐벗었노라” 고백한다.

그런 처절하리만큼 힘겨운 복음증거를 위한 인생항로에서 하나님은 자신에게 충성과 믿음 하나를 보시고 바울을 그 모든 어려움에서 건지시고 구원하셔서 지금까지 왔다는 고백이고, 그러므로 비록 육신은 이 로마의 감옥에서 참수형을 당한다고 할지라도 오늘 본문에 확신대로 “주께서 나를 모든 악한 일에서 건져내시고 또 그의 천국에 들어가도록 구원하시리니…”(18f)라고 찬양하고 있다.



Ⅰ. 모든 악으로부터 자신을 건지신 하나님 찬양(16~18)

사울이 바울로 이름을 바꾸고 예수 그리스도를 메시야로 증거하는 어디에서나 유대인들은 자신을 죽이려 들었고 예루살렘에서 복음을 증거할 때도 동족들은 자신을 죽이려고 결의했다(행23:15). 바울은 자신의 개인 신상의 평안이나 안전을 위해 변명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인류에 구원을 주신 하나님의 복음을 변증할 뿐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옆에 변호인 한 사람이 없을지라도 하나님께서 늘 곁에서 격려하시고 힘을 주시고 건져 주셨다는 신앙간증이다.

“내가 처음 변명할 때에 나와 함께 한 자가 하나도 없고 다 나를 버렸으나 그들에게 허물을 돌리지 않기를 원하노라”(16) 사실 바울이 예루살렘에서 체포되어 가이사랴에 구금되고 이 로마의 법정에 설 때까지 어느 곳에서나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변호사를 선임해서 고발하는 이유를 변론했지만 바울은 언제나 자신 스스로를 변호했을 뿐 결코 변호사를 고용한 일이 없었고 또 이것이 세상의 죄를 다루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선임을 한다고 했어도 사실 도움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바울이 그 많은 교회를 세웠지만 그 어떤 교회도 바울의 변호사 비용을 감당했다는 기록은 찾아볼 수 없었고, 한다고 해야 빌립보 교회 같은 경우는 에바브로디도 같은 사람을 보내 감옥에 있는 바울을 시중하게 한 것뿐이었다.

사실 바울과 같이 복음을 위한 변호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으로는 별 가치가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고 언제나 성령이 충만했던 바울 자신이 가장 확실한 복음의 변증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것은 우리 주님께서 직접 증거하신 가르침에 더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주님께서 공관 복음서에서 변호자로서 성령의 역할을 말씀하시는데 저자들마다 조금 다른 표현을 하고 있는 것도 상당히 흥미로는 사실이다.

“너희를 넘겨줄 때에 어떻게 또는 무엇을 말할까 염려치 말라 그 때에 무슨 말할 것을 주시리니,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속에서 말씀하시는 자 곧 너희 아버지의 성령이시니라”(마10:19~20) “사람들이 너희를 끌어다가 넘겨줄 때에 무슨 말을 할까 미리 염려하지 말고 무엇이든지 그 때에 너희에게 주시는 그 말을 하라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요 성령이시니라”(막13:11) “그러므로 너희는 변명할 것을 미리 연구치 않기로 결심하라, 내가 너희의 모든 대적이 능히 대항하거나 변박할 수 없는 구재와 지혜를 너희에게 주리라”(눅21:14~15)

“내가 처음 변명할 때에 나와 함께 한 자가 하나도 없고…”(16f) 여기에 처음 변명할 때가 어느 때인 것은 분명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을 필요한 사역지로 다 보내 버리고 v11f에 “누가만 나와 함께 있느니라…” 한 것처럼 다시 투옥되고 참수형의 판결을 받게 될 때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것은 언제나 그곳이 비록 로마의 감옥이었을지라도 바울의 주변에는 그의 사람들이 항상 함께 있었음을 그의 옥중서신들에서 볼 수 있는 내용이다. 앞에서 우리 주님의 말씀을 인용했지만 누가복음의 “변명[ἀπολογέομαι, 자신을 변명하다]할 것을”과 “변명[ἀπολογία, 변호, 변명]할 때에”라는 꼭 같은 어근이다.

“…다 나를 버렸으나 그들에게 허물을 돌리지 않기를 원하노라”(16b) 마치 십자가에 달리셔서 “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23:34)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나 스데반이 돌로 자신을 내리치는 유대인들을 향하여 “무릎을 꿇고 크게 불러 이르되 주여 이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행7:60)라는 같은 모습을 보는 것과 같다.

이렇게 함께 곁에서 변명해 주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지만 오히려 그런 가운데서도 항상 힘을 주시고 격려하시는 주님께서 언제나 가까이해 주셨으므로 감당할 수 있었음을 증거한다. “주께서 내 곁에 서서 나에게 힘을 주심은 나로 말미암아 선포된 말씀이 온전히 전파되어 모든 이방인이 듣게 하려 하심이니 내가 사자의 입에서 건짐을 받았느니라”(17) 이런 경험을 바울은 그의 사역속에서 자주 증거함을 듣는다. “밤에 주께서 환상 가운데 바울에게 말씀하시되 두려워하지 말며 침묵하지 말고 말하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매 어떤 사람도 너를 대적하여 해롭게 할 자가 없을 것이니 이는 이 성중에 내 백성이 많음이라 하시더라”(행18:9~10) 고린도에서 경험이고; “그 날 밤에 주께서 바울 곁에 서서 이르시되 담대하라 네가 예루살렘에서 나의 일을 증언한 것 같이 로마에서도 증언하여야 하리라 하시니라”(행23:11) 예루살렘에서 주신 이 예언으로 지금 비록 감옥이지만 이 로마에 와서 복음을 증거하였다.

다른 한 곳은 두 주간이나 난파된 지중해의 바다 가운데서 “나의 속한 바 곧 나의 섬기는 하나님의 사자가 어제 밤에 내 곁에 서서 말하되, 바울아 두려워하지 말라 네가 가이사 앞에 서야 하겠고 또 하나님께서 너와 함께 항해하는 자를 다 네게 주셨다 하였으니”(행27:23~24)라는 위기 때마다 곁에서 격려하시고 힘있게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간증하고 있다. 물론 이런 하나님의 능력의 역사로 “나로 말미암아 선포된 말씀이 온전히 전파되어 모든 이방인이 듣게 하려 하심이니” 라고 고백할 수 있었다. 또 이런 극단적인 절망에까지 끌고 가 바울을 절망시키고 낙담케 하여 복음증거를 포기하게 하려는 것이 베드로 사도의 말처럼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벧전5:8)라는 “…사자의 입에서 건짐을 받았느니라”(17b)는 고백일 것이다.

여기에 최종적인 고백이 “주께서 나를 모든 악한 일에서 건져내시고 또 그의 천국에 들어가도록 구원하시리니 그에게 영광이 세세무궁토록 있을지어다 아멘”(18)이라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께서 하늘로 승천하시면서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28:20b) 약속하셨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바울에게 이 언약을 확실히 지키셨고 이 세상 끝날까지 바울과 같이 충성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에게도 꼭 같이 약속을 지키실 것이다.

“주께서 나를 모든 악한 일에서 건져내시고…”(18f) 이것은 앞에서 말한대로 지금 그 굴곡 많았던 복음의 행로를 거쳐 인생의 마지막을 앞둔 바울을 그 때까지 의를 위해 싸우는 그를 악한 일에서 건져 내셨다는 감사의 고백이면서 이제 그 고달픈 인생의 육체를 벗고 “…또 그의 천국에 들어가도록 구원하시리니…”(18m)라는 확신으로 앞에서 v8f에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라 했던 고백의 확인이다.

자신에게 이런 주 예수 그리스도요 하나님이셨기 때문에 죽음을 앞 둔 마당에서도 “…그에게 영광이 세세무궁토록 있을지어다 아멘”(18b)이라는 찬양을 드리고 있는 것이다. 결국 육신의 죽음이 확실하지만 그 죽음 앞에서도 모든 악한 일과 죄에서 자신을 건지시고 구원하셔서 끝까지 선한 싸움을 싸우게 하신 하나님을 기뻐하는 것이다. 이래도 ‘하나님의 구원을 육신의 형통으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Ⅱ. 문안하라, 문안 하느니라(19~22)

바울의 서신 서두나 말미에 일반적인 안부를 전하면서도 디모데가 궁금해할 수 있는 동역자들의 근황을 낱낱이 말해주고 여기에 더해서 디모데에게 속히 올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 자신의 동역자들의 근황 속에는 그의 안타까움도 함께 기록하고 있는데 바로 드로비모에 대한 소식이다. 얼마 남지 않은 육신적 삶의 마감 앞에서도 다른 동역자들은 그들을 필요로 하는 사역지로 보냈지만 여기서도 바울의 한계를 솔직히 기록되고 있다. 사실 오늘 인기를 사모하는 일꾼이라면 이런 일은 숨김 직한 소식이지만 역시 진리의 사자인 바울에게 이것은 용납되지 않았다.

“브리스가와 아굴라와 및 오네시보로의 집에 문안하라”(19) 여기서 두 가정에 문안하고 있는데 먼저는 본도 출신으로 로마에 살다가 글라우디오 황제의 유대인들을 로마에서 추방하는 명령에 의하여 아가야의 수도라고 할 수 있는 고린도에 왔다가 바울을 만나 복음을 확인하고 고린도에서 함께 사역을 시작한 아굴라-브리스길라 부부는 평일로는 함께 텐트를 만드는 일로 밥벌이를 하면서 함께 고린도 교회를 세웠고 바울이 아시아로 떠날 때 함께 움직인 것으로 나타난다(행18:18). 나중 알렉산드리아 출신의 아볼로라 하는 유대인이 에베소에 왔을 때는 이 부부가 따로 데려 다가 하나님의 도를 더 정확하게 풀어 복음을 확실히 가르치고 고린도로 보내는 것도 사도행전18장 말미에 기록되고 있다.

고린도전서를 기록할 때까지도 이 부부는 에베소에 있었던 것으로 고전16:19에 나타나고 다시 글라우디오 황제가 죽으면서 유대인 박해가 중지되자 로마에 돌아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지만(롬16:3) 그때와 이 디모데후서가 기록된 간격이 십여 년이 지난 것으로 보이는데 역시 에베소에 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독특한 것은 대부분의 안부에서 보는 대로 본문처럼 브리스가[古代]와 아굴라[독수리]로 아내인 브리스가의 이름이 먼저 거론되고 있는데 교회의 질서에서는 여자가 남자에 앞설 수 없다는 바울의 신앙적 논리(고전14:33b~14; 딤전2:11~15)로 볼 때 이해하기 어렵지만 유명한 주경학자인 람세이(Ramsay)같은 사람은 남편인 아굴라가 해방된 노예 출신이기 때문일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도 있다. 어쨌거나 바울과 이 부부를 때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인물이고 전문 사역자가 아니었음에도 가는 곳마다 자신의 가정에서 교회가 모이고 앞에서 본 것처럼 아볼로 같은 사람을 가르쳐 유용한 복음의 일꾼을 만드는 것을 보면 하나님 나라에 대단히 귀중한 가정이다.

오네시보로[이익을 가져오는]는 1:16 “원하건데 주께서 오네시보로의 집에 긍휼을 베푸시옵소서 그가 나를 자주 격려해 주고 내가 사슬에 매인 것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고”라는 기록 외에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고 “오네시보로의 집”에 라는 표현으로 봐서 이미 오네시보라는 家長은 죽고 그의 가족을 일컫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이름이 해방된 노예들 가운데 자주 나타나는 이름이라는 데서 바로 앞의 아굴라와 같은 형편의 사람이었을 것으로 볼 때 더욱 귀한 인물이다. 출신이 어떻든지 주님의 나라에 유용한 일꾼들이라는 데서 훌륭한 인물들임을 보게 된다. 하나님 나라는 출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믿음과 충성됨이 더 귀중하게 여겨지는 이유다.

“에라스도는 고린도에 머물러 있고 드로비모는 병들어서 밀레도에 두었노니”(20) 여기도 두 사람의 하나님의 일꾼이 등장하는데 에라스도[사랑하는]는 사도행전19:22에는 “자기를 돕는 사람 중에서 디모데와 에라스도 두 사람을 마게도냐로 보내고 자기는 아시아에 얼마 동안 더 있으니라” 디모데와 함께 마게도냐로 보낸 것으로 기록하고 로마서16:23m에는 “이 성의 재무관 에라스도”라는 표현으로 기록되어 있다. 꼭 같은 인물이 아닐 수도 있지만 한 도시의 재무를 관리하는 사람으로 디모데와 함께 교회를 위해 유용한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기록되고 있다.

어쩌면 또 한번 바울의 슬픈 고백이 여기 나타난다. “드로비모[영양가 있는]는 병들어서 밀레도에 두었노니”(20) 앞에서 자신을 버린 v10에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하여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갔고…”라는 배신당한 안타까움까지는 아니겠지만 사도행전20:4b에는 에베소에서 소요가 그치고 구제금을 가지고 예루살렘으로 함께 가는 6사람 중에 “아시아 사람 두기고와 드로비모라”는 기록에 나타나고 사도행전21:29에는 유대인들에게 “이는 그들이 전에 에베소 사람 드로비모가 바울과 함께 시내에 있음을 보고 바울이 그를 성전에 데리고 들어간 줄로 생각함이러라”는 오해를 일으키게 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렇게 요긴했던 인물이었지만 지금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밀레도에 두었다는 안타까움이다. 한 때는 바울을 통한 하나님의 능력이 “하나님이 바울의 손으로 놀라운 능력을 행하게 하시니, 심지어 사람들이 바울의 몸에서 손수건이나 앞치마를 가져다가 병든 사람에게 얹으면 그 병이 떠나고 악귀도 나가더라”(행19:11~12)는 베드로 사도 지지 않는(행5:15~16) 치료의 역사를 일으켰던 바울이었지만 바울의 만년에는 충성된 동역자를 병을 치료하기 위해 떨어져 있어야 하는 안타까움도 슬픈 일이었지만 바울은 여기에서도 담담함을 보이고 있다. 역시 영적인 사람인 바울은 자신의 영적 능력이 없어졌다고 불평하지 않고 이런 모든 일련의 일들도 복음의 과정에 있어지는 하나님의 섭리임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너는 겨울 전에 어서 오라 으불로와 부데와 리노와 글라우디아와 모든 형제가 다 네게 문안 하느니라”(21) 여기서는 문안 중에 또 한번 부탁을 하고 나서 별로 흔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름을 들어 나머지 문안을 나누고 있다. “너는 겨울 전에 어서 오라…!” v9에서는 “너는 어서 속히 내게로 오라”는 부탁을 했던 것처럼 감옥의 창문 가에 서리가 내려서 겨울을 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재촉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자신이 이 로마의 감옥으로 오면서 겨울에 지중해에서 만났던 유라굴로 라는 폭풍에 시달림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사랑하는 믿음의 아들이 어려움 당함을 안타까워해서 이런 당부를 주고 있는 것이다.

“…으불로[선행자, 신중]와 부데[겸손한]와 리노[그물]와 글라우디아[서투른]와 모든 형제가 다 네게 문안 하느니라”(21b) 이 사람들은 로마에 있는 그리스도인들로 바울의 친구들인 것 같기는 하지만 동역자들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기에 글라우디아 라는 여성의 이름이 눈네 띄는 것은 글라우디오 황제와 같은 여성형의 이름인데 만약에 그의 집안에 믿는 여성이 있었다면 빌립보서4:22의 “모든 성도들이 너희에게 문안하되 특히 가이사의 집 사람들 중 몇이니라”는 기록과 함께 시저(Caesar)의 가문에 이미 복음이 들어 간 것으로 바울의 감옥에 갇힘으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 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나는 주께서 네 심령에 함께 계시기를 바라노니 은혜가 너희와 함께 있을지어다”(22) 이 축복의 형식은 바울의 서신들 중에 오직 여기에만 쓰인 독특한 표현이다. 다만 네 심령에 함께 계시기를 바라노니 라는 표현은 갈6:19; 빌4:23; 몬1:25에 공통으로 사용되면서 깊은 애정을 담은 표현일 것이다. 또 첫째로는 주께서 네 심령에 함께 계시기를 바라노니 함으로써 디모데 개인을 위한 축복이라면 뒤의 은혜가 너희와 함께 있을지어다 라는 것은 디모데가 사역하고 있는 에베소의 모든 성도들에게 비는 축복으로 이해된다.



Ⅲ. 결론.

믿음의 참 아들인 디모데에게 쓴 바울의 편지는 전혀 죽음을 앞둔 사람의 편지 같지 않다. 오히려 지금까지 자신에게 권능으로 함께 하셔서 이방세계에 복음을 전파하게 하실뿐만 아니라 사자와 같은 모든 어둠의 세력들로부터 자신을 건져 주시고 비록 세상을 떠난다고 할지라도 자신을 천국에 들어가도록 구원하시리 라는 감격이 묻어나고 있다. 이런 과거의 은혜와 현재의 상황과 미래의 확신까지 가지고 찬양하고 있다. 만약 내(우리)가 바울처럼 억울하게 감옥에 들어가 있는데 석방될 것 같지 않고 오히려 사형을 당할 입장에 있다면 이런 여유와 감사가 나올까 생각해보게 한다.

어찌 생각하면 그 놀랍던 능력은 다 어디로 가버리고 사랑하는 동역자가 병들어 치료를 위해 먼 곳에 머물러 있는 것조차도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어쩌면 ‘하나님 죽음의 문턱에까지 제가 충성을 다해왔는데 마지막이 이렇게 초라해야 되겠습니까!’ 항의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바울의 자세에는 전혀 그런 기색을 볼 수 없고 오직 지금까지 함께 능력으로 역사해 주신 하나님께 감격하고 남겨두고 가는 동역자들과 자신이 세운 교회의 성도들을 축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