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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배 전도자
딤후 4:9~15 2025-03-02
데마는 나를 버리고,  
혼란한 영적 상황에서 바른 교훈으로 교회를 바로 지킬 것을 당부한 본래의 당부는 끝나고 이 편지를 닫기 전 주변적인 상황을 소개하고 안부를 나눈 후 아들 같은 디모데에게 축복하는 내용으로 편지가 끝나고 있다. 이 마무리하는 내용에서는 주변 사람들의 변화를 거론하고(9~18) 문안을 전달한(19~21) 후 마지막 구절에서 축복을 하는 내용(22)으로 되어 있지만 편의상 이 부분을 두 부분으로 나눠서 오늘 v9~15를 다음시간에 v16~22을 다루는 것으로 상고하려 한다. 오늘의 내용에서도 바울 주위 사람들의 변화와(9~12) 사사로운 부탁(13~15)으로 두 가지 소제목으로만 나눠서 상고할 것이다.

바울은 자신의 이 지상에서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을 생각하고 돌아보는 상황이 되었고 이런 형편에서 무엇보다도 오늘의 제목처럼 자신을 떠날 뿐만 아니라 신앙을 팽개쳐버린 동역자의 회상이 더욱 안타까웠던 것 같다. 우리 사람들과 관계에서 자신에게 영향을 끼친 여러 사람들이 있겠지만 바울의 고백처럼 빌립보 교회의 성도들처럼 “내가 너희를 생각할 때마다 나의 하나님께 감사하며”(빌1:3)라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자신을 추앙하고 존경하던 사람으로부터 버림을 당했다고 하는 슬픔은 저 마음 언저리에 아무래도 아프게 멍들어 있었던 것 같다.

오늘의 말씀에서도 그런 사람의 두 종류를 거론하고 이는데 자신이 지금 디모데가 있는 에베소에서부터 로마에까지 와서 자신을 적대시한 구리 세공업자 알렉산더 같은 정면에서 대적하고 해를 많이 입히는 적대자가 있는가 하면 옥중서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함께 안부를 주고받은 “사랑을 받는 의사 누가와 또 데마가 너희에게 문안하느니라”(골4:14)했지만 지금은 자신과 복음을 떠나버린 데마 또한 안타까운 슬픔으로 남았던 것 같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사도 바울의 말년에도 복음을 위하여 보낼 수 있는 일꾼들이 주변에 있었다는 것 자체가 다행이고 감사와 행복이었을 것 같다.

우리 서로가 함께 천로역정의 길을 가는 인생길에서 서로에게 안타까움이나 슬픔을 남기는 관계가 아니라 생각할 때마다 감사하며 기도하게 되는 그런 하나님께나 사람에게 유용한 생명의 관계가 되었으면 한다.



Ⅰ. 오고 가는 인생(9~12)

여기서는 내게로 오라, 갔고, 갔고, 데리고 오라, 보내었노라, 마치 바울 사도를 교차로처럼 오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갔어도 버리고 간 사람, 보내는 일을 위해서 간 사람은 물론 또 다른 일을 위해 보낸 사람들도 있음을 본다. 어차피 세상에서는 모두가 오가는 인생들이다. 그러나 그 오고 감이 다른 사람에게 무엇보다도 하나님께 어떤 역할을 하며 오고 가는가 하는 것이다.

“너는 어서 속히 내게로 오라”(9)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회를 향하여 “형제들아 우리가 잠시 너희를 떠난 것은 얼굴이요 마음은 아니니 너희 얼굴 보기를 열정으로 더욱 힘썼노라”(살전2:17)는 고백을 데살로니가 교우들에게 한 바 있었다. 사도 요한은 “내가 너희에게 쓸 것이 많으나 종이와 먹으로 쓰기를 원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너희에게 가서 대면하여 말하려 하니 이는 너희 기쁨을 충만하게 하려 함이라”(요이1:12) 같은 의향을 말하는 바 있다.

이 말씀에는 재촉하는 부사가 반복적으로 쓰이고 있다. “어서[σπουδάζω, 서두르다, 재촉하다]” “속히[ταχέως, 빨리, 급히, 즉시]” 어쩌면 그만큼 긴박함을 알리고 있다. 여기에 대한 이해는 상당히 여러가지이다. 자신의 육신에서의 삶의 얼마 남지 않는 상황에서 자신의 가장 긴밀한 믿음의 아들인 디모데를 보고싶어서 하는 호소일 수 있고 또 다른 면에서는 편지로 다 할 수 없는 긴요한 영적 당부를 앞의 사도 요한처럼 직접 만나서 하려는 의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디모데에게는 오늘 본문에 나타나는 대로 자신의 사사로운 부탁, 옷이나 책을 가져오라는 부탁까지 하는 것을 보면 분명히 친 아들보다도 가까운 부자간의 관계를 보는 것 같은 감이 들기도 하는 데서 서로를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관계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 역시 진정한 믿음의 형제 자매간이라면 예배나 모임이라는 하나님 앞에서의 정해진 시간들도 있지만 그 모임 만이라도 만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적극적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목표나 슬로건(slogan, 구호)을 내건다 해도 이런 관계를 만들지 못하면 구호에 그칠 뿐이다.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히10:25)는 푯대만을 만들어 놓고 하나님을 슬프게 해서는 안된다. 우리 모두가 바울과 디모데처럼 “너는 어서 속히 내게로 오라”(9)는 그리움으로 충만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노력해야만 할 것이다.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하여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갔고 그레스게는 갈라디아로, 디도는 달마디아로 갔고”(10) 여기에는 바울의 애절한 마음과 함께 그의 보내심을 받고 자기 역할을 하는 두 인물도 함께 거론이 되고 있다.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하여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갔고 …”(10f) 앞에서 약간 언급한대로 데마는 옥중서신을 기록할 때는 바울과 함께 있었음에 분명하다.

골로새서뿐만 아니라 “또한 나의 동역자 마가, 아리스다고, 데마, 누가가 문안하느니라”(몬1:24)는 기록에서도 확인되기 때문이다. 이런 당당한 동역자였던 사람이 믿음의 스승을 버리는 데까지 이르게 된 사실을 바울은 요한 사도의 표현을 빌리고 있다.

먼저는 요한일서의 기록을 볼 필요가 있다.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안에 있지 아니하니, 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 다 아버지께로부터 온 것이 아니요 세상으로부터 온 것이라, 이 세상도, 그 정욕도 지나가되 오직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자는 영원히 거하느니라”(요일2:15~17) 하였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이 세상에 육신으로 계실 때 이미 세상은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미워하고 그 주님께 선택된 그리스도인들까지 미워할 것이라는 가르침을 주고 계시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면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한 줄을 알라, 너희가 세상에 속하였으면 세상이 자기의 것을 사랑할 것이나 너희는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요 도리어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택하였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느니라”(요15:18~19) 그런 이유에서 요한 사도는 다시 “형제들아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여도 이상히 여기지 말라”(요일3:13)고 격려함을 듣는다. 우리는 이 죄악의 세상과 하나님을 겸하여 섬길 수 없고 사랑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한쪽을 포기해야만 한다.

주님께서 산상보훈에서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마6:24; 눅16:13) 말씀하셨지만 이것은 엄밀히 말하면 바로 세상과 하나님을 비교하는 것이기도 하다. 결국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세상의 영화를 포기하게 되고 그런 사람에게는 하나님께서 영원한 생명과 영광을 주실 것이지만 세상을 사랑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데마와 같은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별로 행복한 일은 아니지만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하여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갔고 …”(10f)라는 바울의 안타까운 하소연을 좀더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데마[Δημᾶς, 사람들의 통치자]”라는 그의 이름처럼 이 세상에서 명성을 얻고 싶었는지 모르지만 데마는 세상을 버릴 수 없어서 믿음의 스승인 바울을 버리고 자신의 고향인 데살로니가로 가버렸고 이 사실이 인생의 황혼을 앞 둔 바울에게서 슬픔 어린 회고를 듣는다. 여기 “버리고[ἐγκαταλείπω, 포기하다, 뒤에 남겨두다, 폐하다]”라는 의미를 생각할 필요가 있는 것은 올해의 우리의 푯대세움 말씀으로 선정한 히브리서10:25의 “모이기를 폐하는”이란 낱말에 꼭 같은 ἐγκαταλείπω가 사용되고 있음을 본다. 데마와 같은 비운의 사람들이 되지 않기 위해서도 열심이 모여야 하겠다.

“…그레스게는 갈라디아로, 디도는 달마디아로 갔고”(10b) “그레스게[Κρήσκης, 라틴어의 번역으로 성장]”는 다른 곳에서 그 이름을 찾아볼 수 없고 이 곳에만 나타나는 표현이다. 복음 증거를 위하여 갈라디아로 보내진 것으로 이해되고, 달마디아 지역으로 보내진 디도는 롬15:19에 언급되는 대로 마케도니아 서북 편인 일루니곤 지역의 지명으로 이해되고 이 디도는 바로 디도서를 통해서 구브로(키프러스)에서 임무를 감당하고(1:5) 그곳에 보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래도 이 두 사람은 안타까움으로 거론한 데마와는 다르게 지금도 여전히 충실한 일꾼들로 바울의 동역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사람들로 여겨진다.

“누가만 나와 함께 있느니라 네가 올 때에 마가를 데리고 오라 그가 나의 일에 유익하니라”(11) 여기에서는 바울의 또 다른 동역자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누가와 마가는 전혀 다를 관계의 일꾼들이었다. 앞에서 디모데에게 “너는 어서 속히 내게로 오라”(9)는 당부를 했던 것도 바울의 신변에 다른 사람이 없이 여기 기록되는 대로 누가만 나와 함께 있느니라는 자신의 인생의 마무리를 앞 둔 시점에 고독감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이해를 하기도 한다. 이 누가는 사도행전과 누가복음의 저자로 제2~3차 전도여행 대부분을 바울과 함께 하면서 사도행전의 뒤부분인 “우리” 부분을 경험하고 기록한 동역자였다.

이 누가가 마지막 로마의 감옥에서까지 바울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면 참된 복음의 사역자로서 하나님께나 스승인 바울에게 귀중한 일꾼임을 보게 된다. 앞에서 이미 인용했던 골로새서4:14f에 “사랑을 받는 의사 누가와 …” 했던 것처럼 이 누가는 바울이 아니었으면, 또 복음이 아니었으면 참으로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는 문학가이면서 역사가로 생체학을 가진 의사로서 사회적인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하나님께 있어서는 ‘이 누가가 바울의 동역자가 아니었다면 바울이 이방인의 사도로서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었겠느냐?’는 의문을 가지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바울의 몸에 가진 내 육체에 가시 곧 사탄의 사자(고후12:7)라고 표현한 질병을 하나님께서는 누가를 통해서 다스리고 관리했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이 누가야 말로 충분히 세상에서 명예와 부를 얻을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그 세상의 영화를 버리고 영원한 영광의 하나님 나라에서 생명의 면류관을 사모하고 세상의 존귀를 포기한 앞의 데마와는 정반대의 인물이하고 할 수 있다.

“…네가 올 때에 마가를 데리고 오라 그가 나의 일에 유익하니라”(11b) “너는 어서 속히 내게로 오라”(9)는 당부와 함께 이 마가를 데리고 오라거나 “두기고는 에베소로 보내었노라”(12)는 내용은 디모데의 움직임에 따라서 가능한 조치들이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먼저는 마가를 데리고 오라고 하였지만 바나바와 전도여행을 시작할 때와는 많은 시간이 흘렀고 그 어간에 바나바나 마가와는 또 다를 만남이나 회합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지 않고 이 마가 때문에 바나바와 헤어지고 실라와 함께 전도를 하게 된 격렬했던 싸움이 화해되지 않고는 마가를 이렇게 표현할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도행전13:13에 “바울과 및 동행하는 사람들이 바보에서 배 타고 밤빌리아에 있는 버가에 이르니 요한은 그들에게서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고”라는 단순한 기록을 보지만 나중에 다시 전도여행을 시작하면서 바나바의 “바나바는 마가라 하는 요한도 데리고 가고자 하나”(15:37)라는 제안에 “바울은 밤빌리아에서 자기들을 떠나 함께 일하러 가지 아니한 자를 데리고 가는 것이 옳지 않다 하여, 서로 심히 다투어 피차 갈라서니 바나바는 마가를 데리고 배 타고 구브로로 가고”(38~39)라는 기록은 마가는 바울에게는 상당히 큰 실망감을 준 것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그런 마가를 디모데에게 데리고 오라고 하면서 “그가 나의 일에 유익하니라”는 바울의 표현으로 볼 때 이미 바나바와 바울 마가 간에는 모종의 화해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나와 함께 갇힌 아리스다고와 바나바의 생질 마가와(이 마가에 대하여 너희가 명을 받았으매 그가 이르거든 영접하라)”(골4:10)라는 기록이 이것을 뒤 받힘 해 준다. 서로 함께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싸움을 일으켰던 사람이 이렇게 마지막에는 “그가 나의 일에 유익하니라”는 고백을 할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

“두기고는 에베소로 보내었노라”(12)하는 이 사람 디모데를 자신에게 부르고 보냈다고 했는데 “두기고[Τυχικός, 행운]”라는 사람을 “아시아 사람 두기고”(행20:4)라 하였고 “사랑을 받은 형제요 주 안에서 진실한 일꾼인 두기고가 모든 일을 너희에게 알리리라, 우리 사정을 알리고 또 너희 마음을 위로하기 위하여 내가 특별히 그를 너희에게 보내었노라” (엡6:21~22); “두기고가 내 사정을 다 너희에게 알려 주리니 그는 사랑받는 형제요 신실한 일꾼이요 주 안에서 함께 종이 된 자니라”(골4:7)는 평가들을 더러 보게 되는 데서 바울의 충실한 동역자인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바울의 바울됨에는 그를 떠나버린 소수의 사람도 있었지만 이렇게 신실한 동역자들 때문에 가능했음을 볼 수 있다.



Ⅱ. 가져오라(13~15)

여기에서 바울이 디모데에게 부탁하는 내용들을 보면 참으로 그의 아들이 맞는 것 같다. 상당히 사사로운 부탁들도 할 수 있는 관계를 그대로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복음을 위한 자신에게 어려움을 끼친 사람들에게 같은 고초를 겪을 수도 있다는 경고에서도 더욱 분명하다. 세상에 복음이 전파되면 그 복음으로 인해서 불이익을 겪을 수 있는 세력은 분명히 빛을 미워하는 반대 세력인 어두움일 것이고 바울 자신이 실제적으로 겪었던 한 사람을 말하고 디모데도 조심할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다.

“네가 올 때에 드로아 가보의 집에 둔 겉옷을 가지고 오고 또 책은 특별히 가죽 종이에 쓴 것을 가져오라”(13) 여기서 겉옷과 책을 가져오라는 일상의 움직임에 필요한 것과 구약성경일 것으로 여겨지는 책을 챙겨올 것을 부탁한다. 드로아는 소아시아의 서쪽 해안 도시이면서 무시아의 왼쪽이고 앗소의 위에 있는 곳으로 여기서 에게해를 건너면 유럽의 관문인 네압볼리를 거쳐 빌립보를 지나 로마로 갈 수 있다. 이런 경로는 현재 에베소에 있는 디모데가 로마로 오면서 거쳐야 하는 곳들이다. “네가 올 때에” 바울은 디모데가 자신의 당부처럼 자신에게 로 오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이러한 부탁을 하고 있다.

“가보[Κάρπος, 과일]의 집에 둔 겉옷을 가지고 오고…”(13f) 이 사람의 기록을 다른 성경에서 볼 수 없는 데서 드로아에 살고 있는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 보여지고 이 사람의 집에 옷이나 책들을 보관해 두고 필요할 때 가져올 수 있었다면 역시 복음으로 바울을 존경하고 신뢰하는 사람으로 여겨진다. 또 v21에 나타나는 “너는 겨울 전에 어서 오라”는 기록으로 볼 때 겨울에 필요한 외투일 것으로 생각되고 겨울에 그 먼 곳의 옷을 가져와야 하는 것으로 봐서 바울 사도의 소박한 삶을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또 책은 특별히 가죽 종이에 쓴 것을 가져오라”(13b) 그리스 시대나 로마 시대에는 이미 파피루스의 종이들이 널리 사용되고 있었지만 책은 특별히 가죽 종이에 쓴 것이라는 표현을 볼 때는 구약성경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쨌거나 디모데를 통해서 얼마 남지 않은 삶의 영육에 필요한 것을 요청하는 의연함도 읽을 수 있다.

“구리 세공업자 알렉산더가 내게 해를 많이 입혔으매 주께서 그 행한 대로 그에게 갚으시리니”(14) 이미 디모데전서1:20에서 “그 가운데 후메내오와 알렉산더가 있으니 내가 사탄에게 내준 것은 그들로 훈계를 받아 신성을 모독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고 언급한 같은 인물로 여겨지는 사람이다. 사도행전19:33~34f에 보는 대로 에베소의 아데미 신전의 은세공업자들의 소요사건 가운데 “유대인들이 무리 가운데서 알렉산더를 권하여 앞으로 밀어내니 알렉산더가 손짓하며 백성에게 변명하려 하나, 그들은 그가 유대인인 줄 알고…”라는 기록에서는 오히려 같은 알렉산더 란 이름의 사람이 바울 편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결국 그는 믿음을 버린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내게 해를 많이 입혔으매…”(14m) 바울이 어떤 해를 입었는지 기록에 없지만 대단히 위험한 인물로 언급하고 있다. 그럼에도 하나님의 사람인 바울은 그러한 패역한 사람을 직접 대항하지 않고 그의 사악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주께서 그 행한 대로 그에게 갚으시리니”(14b) 라고 하나님께 맡김을 보는 데서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롬12:17)거나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롬12:19)는 자신의 가르침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베드로 사도 역시 같은 권고를 주고 있다. “악을 악으로, 욕을 욕으로 갚지 말고 도리어 복을 빌라 이를 위하여 너희가 부르심을 받았으니 이는 복을 이어받게 하려 하심이라”(벧전3:9)

그럼에도 바울은 자신이 견딘 어려움이 아니라 자신의 믿음의 아들이기 때문에 역시 그런 이유로 디모데가 어려움을 당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 경고를 하고 있다. “너도 그를 주의하라 그가 우리 말을 심히 대적하였느니라”(15) 결국 바울 일행이 하는 말은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이었을 것임에도 그런 생명의 진리를 심히 대적하였다는 사실의 예를 들어서 경계시키고 있다. 먼저는 사람됨을 안다면 그러한 사람을 대처할 수 있고 유익 없는 싸움이나 변론보다는 주의하여 피하는 것이 지혜일 수도 있다.



Ⅲ. 결론.

이 세상에 미련을 갖고 있지 않는 바울이지만 이 세상을 하직할 시간이 가까이 오면서 남겨진 복음을 위한 나머지의 역할을 자신이 떠난 후에라도 믿음의 아들인 디모데를 통하여 지속하기 위해서 디모데를 부르고 그런 가운데도 배교하여 세상으로 돌아가 버린 데마를 안타까워한다. 디모데를 그리워하는 바울처럼 디모데처럼 서로는 보고싶어 하여 만남을 기다리는, 또 그런 우리 예배와 만남의 시간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미 바울은 다른 모든 동역자들은 그들을 필요로 하는 위치로 보내고 있지만 자신이 에베소에서 경험한 안타까운 어려움을 디모데가 머무는 동안이라도 당하지 않도록 주의를 시키고 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겨울전에 외투와 성경책을 가져다줄 것을 부탁한다. 우리의 사소한 부분까지도 서로에게 부탁할 수 있는 그런 거리낌이 없는 천국의 가족들로 바라고 기대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삶을 채워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