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면그리스도의 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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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배 전도자

딤후 2:20~26

2025-02-02

누구든지 이런 것에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하나님의 교회 속에서 어떤 자세로 섬길 때 하나님께 쓰임을 받을 수 있는가?’ 하는 디모데를 비롯한 하나님의 백성이자 일꾼 된 우리 모두의 신앙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귀중한 교훈이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나 바울은 구만리장천 하늘의 먼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상황에서 일어나는 자연적인 비유들을 들어서 영적이고 신령한 교훈으로 이끈다는 데서 이해할 수 있고 도전할 수 있는 교훈을 주고 있다.

오늘의 메시지의 흐름은 하나님의 나라인 교회 속에서는 깨끗한 도구로 역할 하는 것이 중요하고 다툼보다는 온유함으로 일깨워 생명의 진리로 이끄는 것이 중요함을 교훈 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역할의 최종적인 목표는 대부분의 어두움의 마귀의 올무에서 벗어나서 하나님께 붙잡혀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는 것이다. 오늘도 내용상 결론을 따로 맺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Ⅰ. 귀히 쓰는 그릇이 되라(20~21)

식구가 많은 큰 집일수록 더 많은 그릇들이 필요하고 각각의 그릇의 종류와 용도에 따라 주인의 사용에 적절하고 요긴한 도구가 될 것임을 하나님의 나라인 교회 속에서 비유하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그릇의 종류보다 자신을 깨끗하게 하면 귀한 도구가 될 것임을 증거하는 것이다.

“큰 집에는 금 그릇과 은 그릇뿐 아니라 나무 그릇과 질그릇도 있어 귀하게 쓰는 것도 있고 천하게 쓰는 것도 있나니”(20) 요즘처럼 일인가족으로 사는 가정들이 많은 형편에서 별로 실감이 나지 않는 말씀이지만 적어도 우리의 어렸을 때 최소한 3~4세대가 함께 어울려 사는 집에서는 참으로 그릇들의 종류도 많았던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큰 집에는…” 했는데 예전의 표현을 빌리자면 명절 때나 중요한 행사를 가질 때 주로 모이는 종가집을 이르는 말로 들리지만 이 땅에 어느 집보다 큰 집은 이미 바울이 디모데에게 말했던 것처럼 “만일 내가 지체하면 너로 하여금 하나님의 집에서 어떻게 행하여야 할지를 알게 하려 함이니 이 집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교회요 진리의 기둥과 터니라”(딤전3:15)는 표현을 마음에 두고 말하는 것이다. 이 인류 중에 과연 어느 집, 어느 가문이 하나님의 집보다 큰 집이 있겠는가!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나눈 온 인류가 함께하는 가정이요 집이기 때문이다.

“큰 집에는 금 그릇과 은 그릇뿐 아니라 나무 그릇과 질그릇도 있어…”(20f) 어려서 살던 저희 집만해도 금속성을 가진 그릇은 유기(鍮器)라고 하는 놋그릇이 주로 많이 사용되었고 사기그릇 토기는 물론 나무그릇도 여러 종류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물론 여기 거론되는 금 그릇과 은 그릇은 사용하지 않았지만(에1:7아하수에로; 단5:2 벨사살) 그릇의 종류도 참 많았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어찌 보면 크지 않은 우리 교회의 형편에서도 지체들이 이렇게 그릇들처럼 귀중한 역할들을 여러가지로 하고 있고 또 당장에는 꼭 있어야 할 그릇이 없는 것도 안타까움이다. 문제는 이런 여러 종류보다 중요한 것이 또한 쓰임에 있어서도 각각 다르다.

“…귀하게 쓰는 것도 있고 천하게 쓰는 것도 있나니”(20b)라는 것은 사람에게서 가 아니라 “토기장이가 진흙 한 덩어리로 하나는 귀히 쓸 그릇을, 하나는 천히 쓸 그릇을 만들 권한이 없느냐”(롬9:21)라고 하나님의 의향에 따라 사용됨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그릇의 사용에서 귀하고 천하게 사용되는 것이 여기서는 그렇게 중요한 의미를 갖지 않는 것으로 이해된다.

우리의 일상에서 이해한다면 항상 밥상에 오르는 그릇이 중요하겠지만 예전에 화장실이 건물 밖에 있을 때(화장실하고 처가집은 멀수록 좋다.) 냄새가 나고 겨울 밤에는 뚜꺼운 옷을 걸쳐 입고라야 갈 수 있기 때문에 방안에서 사용했던 놋으로 만들었거나 사기로 만든 요강(溺罁) 같은 것은 천한 것 같지만 사실 잠을 잘 잘 수 있기 위해서는 아주 귀한 그릇이라는 데서 금과 은의 그릇에 비교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런 것에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 거룩하고 주인의 쓰심에 합당하며 모든 선한 일에 준비함이 되리라”(21) 앞 구절의 표현과는 또 다른 의미를 보게 되는 데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런 것에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21f) 하나님의 나라요 집인 교회는 어두움과는 다르게 모든 것이 드러나게 되어 있다. 이런 입장에서 천국은 빛으로 비유되는 것이 성경에 일반적이다(계21:11, 23~24).

그러므로 하나님의 집에서 중요한 것은 OT나 NT을 막론하고 늘 정결함과 깨끗함이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깨끗함보다 자기를 깨끗케 하는 것이다. 과연 여기 깨끗함이 무엇을 말하는가 하는 것인데 앞의 내용과 연결된다면 이단사상 즉,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확신을 잃는 것이고 일반적으로는 삶의 정결함을 의미하기도 할 것이다.

예전에 주로 놋그릇 사용하는 시기에는 명절이나 큰 일을 치르는 집에서는 녹이 쓴 것은 아닐지라도 어느정도 표면에 빛을 잃어버린 놋그릇들을 내다가 식구끼리 둘러앉아 삭은 기와조각을 가루로 만들어 볏짚에 물과 함께 그릇을 닦아 마치 표면이 황금처럼 빛나게 만들어서 사용했던 기억이 있다.

스탠 그릇이 처음 나왔을 때는 신식 그릇이라 해서 제사상에 올리지 못했다. 지금은 차이가 없지만 놋그릇과 스탠 그릇이 이렇게 차이가 있었던 시기도 있었다. 역시 진리를 순종하지 못하던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모순을 보는 것이다.

깨끗하게 하면은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21m)라 했는데 하나님께서 쓰시는 사람이 된다는 것 자체가 사람에게는 감격이요 기쁨일 수밖에 없다. 또, 이렇게 하나님께서 귀히 쓰시는 그릇이 될 때 비로소 세상과 구별된 거룩한 영광의 도구로 쓰임 받는 감격을 누릴 수가 있을 것이다.

여기 쓰임 받는 특징을 3가지로 표현하고 있다. “…거룩하고 주인의 쓰심에 합당하며 모든 선한 일에 준비함이 되리라”(21b) 그 첫째는 하나님께 사용함을 받는 그릇은 거룩할 것이라는 의미로 예전에 시내산에서 하나님과 40일간 교제하던 모세의 얼굴에 광채가 나서 아론을 비롯한 이스라엘 사람들이 두려워했던 기록을 볼 수 있다(출34:29~35; 고후3:7).

둘째는 주인의 쓰심에 합당하며 하여 하나님께 사용하시기에 적절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회를 향하여 이러한 기도를 드리고 있음을 본다. “이러므로 우리도 항상 너희를 위하여 기도함은 우리 하나님이 너희를 그 부르심에 합당한 자로 여기시고 모든 선을 기뻐함과 믿음의 역사를 능력으로 이루게 하시고”(살후1:11) 다른 한 곳은 “땅이 그 위에 자주 내리는 비를 흡수하여 밭 가는 자들이 쓰기에 합당한 채소를 내면 하나님께 복을 받고”(히6:7) 역시 하나님께서 쓰심에 합당한 것은 복된 것임을 증거한다.

셋째는 모든 선한 일에 준비함이 되리라는 것이다. 좋은 일 선한일을 위하여 준비된다고 하는 것은 언제나 영광스러운 일이며 기쁜 것이다. 당연히 사람들에게도 유익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영광은 자기를 깨끗하게 하는 사람들에게 가능함을 배운다. 더러운 그릇은 씻지 않고는 사용할 수가 없다.

Ⅱ. 의와 믿음과 사랑과 화평을 따르라(22~23)

여기서는 믿음의 사람으로 하늘의 백성으로 피해야 할 항목과 반대로 따라야 할 신앙의 기본이 되는 부분을 강조하고 생명 없는 혈기에서 나올 수 있는 변론이나 말다툼을 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는 경계의 교훈이다. 그런 입장에서 3가지의 당부를 보게 된다. 그런 이유에서 피하고, 따르라, 버리라는 직접적인 표현들을 보게 된다.

“또한 너는 청년의 정욕을 피하고 주를 깨끗한 마음으로 부르는 자들과 함께 의와 믿음과 사랑과 화평을 따르라”(22) 먼저는 피할 것과 따를 것을 당부하고 있다. 순서대로 보도록 하자. “청년의 정욕을 피하고…” 이미 딤전6:11에서 “오직 너 하나님의 사람아 이것들을 피하고 의와 경건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따르며” 라고 당부한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청년의 정욕이란 성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젊음의 때에 마음을 빼앗기기 쉬운 음식에서부터 지식이나 명예나 돈에 대한 지나친 욕심을 포함하는 것으로 뒤에 연결되는 의와 믿음과 사랑과 화평에 반대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미 딤전6:10에서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탐내는 자들은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 하였고 지식을 보더라도 반드시 필요한 욕구이지만 부귀와 영화를 누린 것으로 유명하면서 지식과 명철에도 넘어설 사람이 없는 솔로몬은 “내 아들아 또 이것들로부터 경계를 받으라 많은 책들을 짓는 것은 끝이 없고 많이 공부하는 것은 몸을 피곤하게 하느니라”(전12:12)는 자신의 경험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론 경계되는 것은 이런 말씀을 빌미로 필요한 기본 지식을 위한 공부를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주를 깨끗한 마음으로 부르는 자들과 함께…” 우리 개개인 서로가 이런 자세를 가지고 협력하고 함께 한다면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이루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함께 의와 믿음과 사랑과 화평을 따르라”(22b) 이미 딤전1:5에서도 “이 교훈의 목적은 청결한 마음과 선한 양심과 거짓이 없는 믿음에서 나오는 사랑이거늘”하였지만 이것은 어쩌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역사에 사람으로 오신 이유와 목적이기도 하다. 본래 육신으로 난 사람은 의와 믿음과 사랑과 화평과는 관계가 없는 존재들이었다.

의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려는 마음이고 믿음은 불변하시는 하나님의 미쁘심에 대한 신뢰라면 사랑은 용납할 수 없는 대상까지도 포용하고 받아주는 넓은 마음이고 화평은 모든 사람의 관계속에서 지향해야 할 하나님의 마음을 본받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만유와의 화평을 얼마나 바라고 기대하셨으면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마5:9)라고까지 말씀하셨을까 생각해 볼 수 있다.

이것은 바울의 고백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곧 우리가 원수 되었을 때에 그의 아들의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었은즉 화목하게 된 자로서는 더욱 그의 살아나심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을 것이니라”(롬5:10)는 증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어리석고 무식한 변론을 버리라 이에서 다툼이 나는 줄 앎이라”(23) 이것은 디모데전, 후서는 물론 디도서 에서도 거듭 반복적으로 주고 있는 경계이다(딤전1:4, 4:7, 6:4 20; 딤후4:4; 딛3:9). 가까이는 v16에서 “망령되고 헛된 말을 버리라 그들은 경건하지 아니함에 점점 나아가나니”하였지만 지난 시간에는 미국에서의 신앙적 토론의 긍정적인 부분을 이야기한 바 있다. 건전하지 못한 사람들과 변론이나 다툼이 무익한 것을 경계하는 내용이다. 본래의 쓰여진 낱말은 [ἀπαίδευτος, 교육받지 못한]이란 단어가 쓰였지만 여기서 의미하는 바는 하나님의 구원의 논리에서 어긋나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역사에 무지하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어리석고 무식한 변론을 버리라 이에서 다툼이 나는 줄 앎이라”(23) 쓸데없는 교리 논쟁은 듣는 사람들의 믿음을 혼란케 하여 무너뜨리는 것은 물론이지만 여기서 나타날 수 있는 결과는 전혀 바람직하지 못하다. 결국 불화와 싸움밖에는 더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럼에도 경건치 못한 사람들은 이런 무익한 일을 잘도 하려고 시도한다.

Ⅲ. 온유하며 온유함으로(24~27)

이 마지막 부분에서는 주님의 일꾼들이나 백성들의 부정적인 형편에서 구체적인 삶의 자세를 다루고 있다. 좋은 관계나 형편 속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 속에서도 오로지 그들이 그 잘못된 곳에서 돌이키기 위해서는 복음에 바로 서있는 하나님의 백성들의 삶의 자세가 그들을 생명의 진리로 이끌 수 있음을 조심스럽게 당부하고 있다.

“주의 종은 마땅히 다투지 아니하고 모든 사람에 대하여 온유하며 가르치기를 잘하며 참으며”(24) 주의 종은 하나님을 섬기는 입장에서 일반적인 표현이다. 하나님의 권속이 된 자녀의 입장에서는 아들 딸이요 그리스도의 신부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주님을 섬기는 입장에서는 이런 표현들을 볼 수 있는데 OT에서부터 보는 대로는 단9:6 “우리가 또 주의 종 선지자들이”; 암3:7 “그 종 선지자들에게”라고 할 때는 하나님께 선택되어 특별히 하나님의 뜻을 그의 백성들에게 전할 때 이런 표현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같은 표현이 인류를 위해 나타날 메시아에게 사용되기도 하였다. 사42:1~3 “내가 붙드는 나의 종”, 53:11 “나의 의로운 종이” NT에서는 바울과 같이 복음을 위하여 선택된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종이나 예수 그리스도의 종으로 쓰이고 있다(롬1:1; 갈1:10; 빌1:1; 딛1:1).

결국 어떤 형편에서 건 하나님의 생명과 진리를 위임받은 중보자로서 나타내야 할 행동을 제사장 적인 역할에서의 모습이 이래야 함을 격려하는 것이다. “마땅히 다투지 아니하고” 주의 종이 모든 일반적인 그리스도인의 별명이라고 할 때 이 표현을 따르자면 다투는 일은 당연히 있을 수 없다는 말이다. 특히 복음을 가르치는 교사적인 위치에서는 더욱 그렇다는 말이다. 요즘은 인권이라는 이유로 공공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이 꼭 같이 취급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어쨌거나 교사가 학생과 다투는 모습은 썩 좋은 모습은 아니다.

“모든 사람에 대하여 온유하며” 본래 온유는 천국백성의 성품임을 산상보훈에서 주님께서 선언하신 바 있다.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마5:5) 우리의 스승이요 구세주 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성품이 이러하셨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마11:29) 이런 주님께서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하셨다면 그분을 순종하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스승을 닮아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모든 사람에 대하여 온유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는데 이런 권면은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롬12:18)는 바울의 가르침과 하나됨을 보게 된다.

“가르치기를 잘하며 참으며” 이것 역시 세상지식을 잘 전달하는 교육학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구속 원리를 잘 전달할 것을 당부하는 것으로 베드로 사도의 가르침을 생각나게 한다. “너희 마음에 그리스도를 주로 삼아 거룩하게 하고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되 온유와 두려움으로 하고”(벧전3:15) 그럼에도 이것에서 만족할 수 없는 것은 여기에 붙여지는 권면이 “거역하는 자를 온유함으로 훈계할지니 혹 하나님이 그들에게 회개함을 주사 진리를 알게 하실까 하며”(25) 한 것으로 온유의 한계를 확대시키고 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온유 하려고 애써보지만 “거역하는[ἀντιδιατίθεμαι, 반대 입장을 취하다, 반대하다]” 즉,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대적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온유하게 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또 훈계하[παιδεύω, 교육하다, 교정하다]는 것은 잘못을 꾸짖는 것을 의미하기 보다는 가르쳐서 상대가 가진 생각이나 판단이 잘못되어 있음을 일깨우는 것이다. 분명히 이러한 자세는 쉽지 않은 것임에도 우리가 이런 자세를 가져야 하나님께서도 역사를 하실 것을 증거하고 있는데 “…혹 하나님이 그들에게 회개함을 주사 진리를 알게 하실까 하며”(25b) 사실 회개는 사람 스스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성령으로 역사하시고 거기에 믿음으로 반응하게 될 때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이 그들에게 회개함을 주사 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이다.

또 회개는 단순히 마음으로 후회하고 탄식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이유에서 진리를 알게 하실까 하며 즉, 현재 자신의 상태가 옳지 못함을 깨닫고 탕자처럼 일어나서 돌이키는 결과에까지 이를 때 비로소 회개의 실제적인 모습이 되는 것이다. 거듭났다고 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사실에 있어서는 삶에 별 변화가 없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진정한 회개를 하지 못한 모습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요즘 정치가들이 자신이 바라고 원하는 것들을 ‘국민들인 원하는 것’이라고 곧잘 표현하는데 그들의 과정이나 결과를 볼 때 국민의 이름을 팔아먹는 것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들은 그렇지 않은가 하면 다르지 않음을 볼 수 있는데 제대로 되지 못한 믿음의 사람들은 누굴 들먹이느냐 하면 하나님이나 예수님, 그리고 성령님을 핑계대는 데서 꼭 같다. 그럼에도 옳지 못한 정치가들은 육신에 속한 것이라면 신앙의 사람들은 영원을 들먹이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것이다.

이렇게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회복한 그리스도인의 임마누엘의 자세로 어두움에 붙잡혀 있는 사람들에게 온유함으로 훈계하여 가져다주는 결과가 마지막 말씀이다. “그들로 깨어 마귀의 올무에서 벗어나 하나님께 사로잡힌 바 되어 그 뜻을 따르게 하실까 함이라”(26) 여기 그들은 당연히 건전하지 못한 잘못된 상태에 빠져 있는 사람을 의미하고 “깨어[ἀνανήφω, 맑은 정신으로 돌아오다, 온전한 정신으로 돌아오다, 정신 차리다]”는 의미이다. 우리의 올바른 신앙의 처신의 삶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자신의 사실적인 현실을 돌아보도록 한다는 중요한 믿음의 역할이다.

자신이 잘못된 상태에 있음을 바로 볼 수만 있다면 그런 상태에 그대로 머무르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한 모습이 마귀의 올무에서 벗어남이다. 이런 은혜의 역할을 야고보가 칭송하고 있다. “내 형제들아 너희 중에 미혹되어 진리를 떠난 자를 누가 돌아서게 하면, 너희가 알 것은 죄인을 미혹된 길에서 돌아서게 하는 자가 그의 영혼을 사망에서 구원할 것이며 허다한 죄를 덮을 것임이라”(약5:19~20)

그 다음 단계가 하나님께 사로잡힌 바[ζωγρέω, 산 체로 사냥하여 잡다] 되어 인데, 사실 올바른 믿음에 있는 사람도 한번은 과거에 이런 과정을 거친 사람이다. 생명을 살리는 일이기 때문에 죽은 상태로 사냥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런 이유에서 반드시 산 체로 포획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나님의 사랑의 은혜에 사로 잡혔다면 그 다음은 “…그 뜻을 따르게 하실까 함이라”(26b)는 기쁜 기대를 가질 수 있게 한다.